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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예천] 계승이란 말뿐인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가져가는 것이다. 삼강주막

그의 한국발자취/대구,경북

by 그라나도 2012. 9. 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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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막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들어보았다.

전설의 고향 같은 단편 드라마에도 흔히 나오고, 수많은 사극에서도 볼 수 있다. <바람의나라>와 같은 게임에서는 아예 맨 처음 시작하는 곳이 그 곳이기도 하다. 

옛날을 다룬 <타임인조선>같은 웹툰에서는 아예 주막이 주무대이기도 하다. 요새는 막걸리를 파는 술집들이 전통 술집으로 꾸며서 주막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주막이라는 곳은 과거 우리 선조들의 삶에 있어서의 터전이었다.

농부들이 하루종일 일하고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던 곳이기도,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님께서 머무시다 가시기도 한다.

장돌뱅이나 보부상들이 물건을 팔러 오는 도중에 머물기도, 팔고 나서 넉넉한 돈으로 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그런 주막이라는 문화는 우리와는 좀 거리가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예전에 수많은 주모들이 운영했던 주막들은 하나 둘 사라져갔고 결국에는 남은 것이 없다.


예천에 있는 이 삼강주막은 옛 주막을 계승하고 있는 곳이라고들 말한다.

그런 예전의 주막을, 민속촌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에 삼강주막을 찾게 되었다.




삼강주막은 낙동강과 문경에서 내려오는 금천, 봉화에서 내려오는 내성천의 사이에 있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 1300리 중에 부산에서 700리 떨어진 중간구간쯤에 있다. 

여러모로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이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었다.

그리 먼 과거는 아닌 1900년대 중반만 해도 부산 구포에서 소금을 실은 배가 드나들 정도였다고 한다.


이 삼각주막이 생긴것은 1900년 무렵. 영남과 한양을 잇는 길에 존재했던 삼강주막은

매우 작지만 주막으로써의 기능에 충실했다.




주막은 있지만 주모는 없다.

1930년대부터 60년 동안 이 곳을 지키던 유옥연 할머니가 몇 년 전 세상을 떠나신 뒤, 동네 부녀회원 분들이 손님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주막 곳곳에 대문짝만하게 낙동강 700리의 유일한 주막이라고 현수막을 걸어놨듯, 그 이름에 걸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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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못한 것 같다.

부녀회를 하는 분들은 그저 삼강주막이라는 좋은 아이템으로 예천군의 지원받고 장사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물론 주막의 주모 역시 장사를 하기 위한 사람이지만, 우리네의 주모는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사람들과 만나며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가지고 있는 깊은 사람이다.

하지만 삼강주막을 잇는답시고 지금 저기를 맡고 있는 사람들은 법률적으로 해야하는 카드거래조차 하지 않고 오직 현금만 받는다.

꽤나 주막이라면 주막 음식의 맛을 생각하는 데 이건 뭐 만든 건지, 그냥 만들어 놓은 것을 데워서 주는 것인지 맛도 모르겠다.

그냥 주막 분위기만 내다 간다.




세월이 많이 변화하였지만 낙동강은 무심하게 끊임없이 흘러간다.

끊임없이 흐르듯 시간도 흘러 주막이라는 문화도 사라졌다.

우리네는 이 사라진 주막이란 것에 대해 많은 문학 작품, 드라마, 여러가지 그 외의 것들을 만나며 만나보고 싶어하고,

그것을 계승하고 있다하는 삼강주막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왔다.


삼강주막은 그런 사람들에게 그것을 전해주고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나는 계승이라는 것은 그것의 외형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스며든 문화와 정신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 문화와 정신을 삼강주막은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





농요를 시연하고 있다.

행사에 대한 시간표? 같은 것을 보니 지역별로 다른 농요를 또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뭐 주막과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잘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행사이긴 했다.




주막의 모습을 그린 벽화가 삼강 주막 근처 다리에 그려져 있다.

우리 문화의 계승은 벽에다 이런 그림하나 그려놓고 초가집에서 막걸리 판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삼강 주막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좀 더 과거 진짜 '삼강 주막'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진실되게 일하셔서

정말 옛 주막의 모습이 잘 계승되었으면 좋겠다.






Canon - Ixus 310 hs
ⓒ2012 Granado
LEE JAE 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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