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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

그의 영화이야기/한국

by 그라나도 2012. 4. 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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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2012)

     처음에는 딱히 관심 있었던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 포스터에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문구가 강렬한 인상을 주어 머릿속에 남아있는 영화이긴 했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연인끼리 가면 안되는 영화다, 첫사랑이 떠오르는 영화다. 그런 이야기를 하길래 하도 궁금해서 주말 아침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 


     멜로 영화를 보더라도 눈물을 흘려본 적 없던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는 살짝 눈물이 흐르는 영화였다. 물론 요새 드라마나 영화나 멜로물이 적기 때문에 오랜만에 봐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뭐랄까 이 영화는 우리에게 또다른 <소나기>라는 작품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막 2차 성징이 일어나고 감성적으로도 발달하는 시기, 그 시기에 중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작품 <소나기>. 비극적인 결말로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을 소박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을 늘 품고 있게 해주는 그런 작품이 바로 소나기인 것.


     건축학개론은 비극적인 것은 아니다. 뭔가 일본 영화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 흐름에 있어서 매우 극적인 부분은 적다.  하지만 이 영화는 소나기에 못지 않는 첫사랑에 대한 생각을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처음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처음해본다는 것은 잘 하지 못하고 서투르단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처음해보는 일은 잘 못하기 마련이다. 사랑도 그렇다. 첫사랑에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의 감정을 서투르게 표현할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서로 서투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말하는 대로 하자면 찌질하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그 첫사랑. 그 첫사랑과 다시 대면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자신의 그 서툴렀던 첫사랑이 지금 이 순간에서 떠오르게 해주는, 그래서 영화 자체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서연은 영화 속에서 '나도 널 좋아했으니깐, 니가 내 첫사랑이었으니깐'라는 대사를 하며 남자와 여자가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었음을 깨닫고 참고참던 눈물이 폭발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첫사랑의 그녀에게도 나는 첫사랑이었을수도,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더욱 아련했기 때문에.


    중학교 시절 우리에게 첫사랑이란 말에 대해 설렘과 두근거림을 주는 작품 <소나기>.

그리고 나는 이 건축학개론을 아주 먼 예전, 이루어지지 못했던 첫사랑과의 설렘과 두근거림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작품. 그런 또 다른 소나기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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