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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았으나 연출이 아쉬웠다 영화 [이웃사람]

그의 영화이야기/한국

by 그라나도 2012. 9. 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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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관객이 넘었다는 영화 <도둑들>을 보러가려다가 시간도 안맞고 같이 간 친구들이 이웃사람 보자고 해서 이웃사람을 보러갔다. 나중에서나 알게 되었지만 유명 웹툰 작가 강풀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고.


     강풀이 만화를 그리던 2008년 여러 연쇄살인사건이 터지면서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범인을 눈치채지 않았을까, 그 이웃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범인을 잡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시작하게 됐다는 만화가 영화화된 것. 


     개인적으로 강풀의 웹툰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순정만화>를 워낙 좋아했던 탓에 강풀 작품이면 원작은 굉장히 괜찮았으리라 생각하기도 하고 강풀의 그림체로 이런 스릴러물을 그려낼 수 있을까? 아쉽기도 했다.


     다음 웹툰에 올라와 있는 영화 <이웃사람>의 비하인드에 보면 캐스팅에 대한 강풀 작가님의 생각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는데, 나도 그 캐스팅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수 밖에 없었다. 돋보이는 주연이 크게 없는 이 작품이 재미가 있기 위해서는 모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여야 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과 어울리고 그 역할에 굉장히 몰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임하룡씨 김성균씨 안혁모씨들은 배우로써 가지는 캐릭터가 잘 반영되었고 김윤진씨나 천호진씨는 특유의 연기력으로 역할에 굉장히 잘몰입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최근에 드라마 <각시탈>을 즐겨보는데, 거기에 일제 종로서장 기무라 타로 역할과는 또 다른 역할이기 때문에 두 개의 모습을 완벽하게 잘 그리는 천호진 씨를 다시 한 번 보게되었다.)


      원작도 훌륭하고, 배우들 역시 캐릭터에 몰입도가 뛰어나다. 하지만 영화는 별로였다. 물론 사회 속의 연쇄살인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치 이 영화를 스릴러물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있어서는 안된다 생각한다. 하지만 충분히 잔인한 장면과 그런 내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내에서 그것들이 잘 구성되지 않는 것은 잔인할 수 있는 내용을 그렇게 그려내지 못하는 연출이 큰 문제였다. 이전에 강동원이 출연했던 영화 <초능력자>는 잔인한 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잔인한 이미지를 구현하게 하는 긴장감을 이뤄내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원작을 본 것은 아니지만, 원작을 봤던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 역시 원작에 있는 중간 중간의 에피소드가 그저 삭제되어 버려 이야기 진행이 단조롭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스릴러의 부분이 약하다면 연쇄살인이라는 현 사회가 가지는 문제에 대해 사회적인 성찰을 생각해보게 하는 감독이나 연출의 의도가 돋보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물론 감독은 이전과 달리 개인화되어가는 요즈음의 세태를 그리려고 했다. 외삼촌이지만 돈을 안갚았다고 무자비하게 패버리는 안혁모나 자신의 살인의 유예기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경비원 표종록이 그런 인물상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보인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많은 이웃들이 개입을 하면서 '이웃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강풀의 원작 내용을 따르려고 했다. 외삼촌에게 용서 받는 혁모, 그리고 수연이를 구하고 싶은 경비원 아저씨는 결정적으로 연쇄살인범을 잡게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  하지만 많은 영화를 본 사람이 느끼듯,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저런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큰 줄기의 이야기는 없었다. 원작의 그런 강한 메시지는 온데간데 없었고 그저 극중 사채업자 혁모가 주는 코미디 코드로 이야기가 풀려가는 듯했다.


     훌륭한 소재와 훌륭한 배우들이 있었지만 연출 때문에 작품의 가치가 퇴색된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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