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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 곳, 붕따우! <해변가,예수상,성당> [2010.01.22 In Vung Tau]

그의 해외발자취/[2010] 17차국청단

by 그라나도 2010. 2. 1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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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해상도를 크게 넣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블로그 스킨을 넓힌지라, 맘놓고 맘대로 큰 사이즈로 올리게 되었다. 앞으로의 글은 대개 다 큰 해상도로 올라올 것이다.)
붕따우는 호치민 시 남쪽에 있는 툭 튀어나온 반도에 있는 도시이다.
휴양도시로써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프랑스강점기에 프랑스 총독이 이 곳에 별장을 세운 이래로 관광지로써 커졌다고 한다.

우리 국청단이 이 곳에 가게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캄보디아에서 교류를 하고 많은 단원들이 지쳐서 구토,설사 등등 여러가지 현상을 겪었기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고, 둘째로는 이 붕따우에는 나름대로 천주교의 성지가 있기 때문에,
천주교 살레시오회 소속 단체인 국제청소년지원단원으로써 다른 곳에서 쉬기 보단 이런 곳에서 쉬며 방문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21일 밤에 붕따우에 도착해 곧바로 쉬고 난 뒤 다음날은 11시까지는 아무 일정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 시간에는 붕따우 해변가를 돌며 슬쩍 쉬었다.

나야 뭐 사는 곳이 부산이라 바다, 해변가를 자주 보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안가에 사는 건 아니다. 집에선 절대 바다 안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엔 해변가에 올 일이 드물기 때문에 이 곳도 다소 놀라워하는 편이었다. 물론, 이 해변가가 매우 넓고, 또 날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붕따우의 해변가는 참 특이한 점이, 끊임없이 파도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땅이 평평하게 굳어버린다는 것이다.
뭐 딱히 굳는다고 하기에는 물렁물렁하지만, 갯벌 같지도 않은게, 또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해수욕장의 느낌도 아닌게, 참 인상 깊은 해변가긴 했다.

11시까지는 그렇게 퍼져 있다가, 오전 11시에 모여 함께 이동하였다.
함께 간 곳은 붕따우에서 고지대 (해발 150m정도라고 했던 것 같다.)에 있는 예수상을 보러 가기 위해서이다.

이 예수상은 베트남전쟁 당시 빠른 종전을 기원하며 브라질의 유명한 예수상을 본 따 바티칸 교황청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돌아와 책을 찾아보니 또 어떤 미국인이 세웠다고도 되어있고 해서,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올라가는 데 무수히 많은 계단이 있는데, 총 1024개의 층계라고 한다. 그냥 2의 10제곱이란 건가?

올라가는 중간 중간에는 쉼터가 있다.
이 날 따라 날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기 때문에 굉장히 햇빛이 따가웠다.
그래서 오르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는데, 중간중간 쉬어가기가 참 좋았다.

이 곳에는 석고로 만들어진 상들이 있는데, 이것은 성서의 내용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석고상이나, 12제자 석고상 따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곳에는 벤치가 상당히 특이한데, 솔직히 뭔지는 잘 모르겠다.
벤치마다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 이런 서구 국가의 이름이 찍혀 있는데, 아마 이 나라에서 가져 온 벤치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추정해본다.

이윽고 예수상이 보인다. 예수상이 보이는 마지막 계단 앞에는 피에타 상(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님을 안고 있는 형식의 상)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은 찍지 못했다.  

원래는 이 예수상 안에 들어갈 수 있으며, 어깨에 올라서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15차 국청단을 갔다 온 동생은 그렇게 돌아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날이 휴일도 아닌 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무튼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많이 아쉬웠다.

아래에는 이렇게 신약성서에 나오는 최후의 만찬을 새겨 놓았다. 동판에 새긴 듯 한데, 이거를 부조라고 부르면 맞는지는 모르겠다.

예수상 올라갈 때 오른쪽으로 틀어서 가면은 이렇게 대포가 있다.
바티칸에서 종전을 기원하며 세운 게 맞다면, 종전을 기원하는 곳에 대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는 듯 하다.

예수상 뒤에는 이렇게 정원이 가꾸어져 있다. 휴식처도 있고, 매점 같은 것도 있고, 또 일종의 성지인 만큼 성물 판매점도 있었다.

여기서 내려다 본 붕따우 시내의 경치이다.
해변가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해운대를 연상시킨다.
예수상 어깨에 올라가서 본다면 나무에 가려지지 않고 더욱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쉽다.


예수상에서 내려 와 점심을 먹은 뒤는 성당으로 갔다.
베트남에는 오래 전 부터 선교사가 들어와 있었고, 응우옌 가(家)가 떠이선 당의 반란을 진압하고 응우옌 왕조를 세울 때도 기여를 한 만큼, 오래전부터 천주교가 베트남엔 퍼져 있었다. 이 성당은 베트남 내에서도 두 번째로 생긴 성당이라고 하는데, 네이버에 검색해도 뭐 찾기가 힘든 게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맹신하다가 괜히 내 탓하지 말아달라.

무튼 그런 점은 둘째치고 생각하더라도, 주변 정원을 가꾸어 놓은 모습이 굉장히 아름다운 성당이 아닐 수 없다.
푸른 빛의 하늘과 바다와 어울리는 새하얀 색의 성당도 일품이었다. 마치 지중해안의 국가들의 성당을 보는 느낌이랄까?

뒤쪽에는 거대한 성모상이 있다. 어린 예수를 안고 있으니 밤비노 상이라고 해야 하나?

비교적 화려하게 아름다운 외부와 달리, 내부는 별다른 장식이 없는, 단정하고 수수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국청단이 천주교 단체인 만큼, 여기서 누구하나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자리에 앉아 조용히, 그리고 오랫동안 기도를 하다가 나왔다.


종교적 성지로써의 가치를 떠나, 지중해 연안 국가의 성당 같은 느낌의 참으로 아름다운 성당이 아닐 수 없었다.



공사하고, 학생교류하러 갔지, 동남아에 관광하러 간 것은 아니지 않냐. 근데 지금하고 있는 것은 관광이 아니냐 할 수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그 나라의 명승지를 둘러보는 것. 그것을 관광이라고 칭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리가 둘러보는 것은 전혀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유명하니깐 가는 게 아니라,
앙코르를 가면서, 지금은 이런 나라의 옛날의 영화를 느껴보고, 프놈펜의 크메르루주 관련된 곳들을 둘러보며 생명의 존엄함을 생각해보고, 천주교 성지를 돌아보며, 천주교인으로서 무언가 마음 속에 끌어오르는 감동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정말 관광을 하고자 했다면, 애초에 붕따우 같은 곳에 머물지도 않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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