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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2010.01.01] 영하 20도의 대청봉에서 경인년 첫 일출을 보다. 설악산 국립공원

그의 한국발자취/[2009] 國立公園

by 그라나도 2010. 1. 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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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1/2 소백산을 가려고 했습니다.
소백산도 원점 회귀가 되지 않는 산이라서, 산악회를 따라 가야 했는데,
1월 2일에 연화봉,천문대 쪽 모두 가는 산악회가 있어서 딱 가기 적합한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또 12월 31일을 보니깐, 새해 일출을 보러 전국 여러 산으로 무박 2일 등정을 가더군요.
지리천왕,덕유산,,,, 그러던 중에 눈에 띈 게 바로 설악일출.
설악산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는 코스였습니다.
잠시 고민을 해 보았죠.
결국.
소백산은 나중에라도 갈 수 있지만,
설악산 같은 산에서, 그것도 새해 일출을 본다는 것은 쉽게 경험할 수 있는게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하고 무박 2일로 설악산에 가게 된 것입니다.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새벽부터 올라야 되죠.
그렇기 때문에 31일 21시에 차를 타게 되었는데요.
미리 옷을 여러 겹 준비해 중무장하고, 식사할 것도 다 챙기고, 또 무박 2일로 가면 씻지 못하니,
저녁에 미리 씻고 길을 나섰습니다.

21시까지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맞은편 메디컬 센터 앞에서 기다리니깐 버스가 오더라구요.
근데 이건 무박 2일이라고 일부러 버스를 그렇게 구했는지,
28인승 리무진 버스더군요. 의자가 눕혀지는 게 거의 침대수준까지 되고 공간 역시 넓어서 자는 데 불편함이 적은... 그래서 가는 동안은 좀 편했습니다.

21시에 부산을 출발했습니다. 처음에 예상시간은 새벽 3시 도착이었는데요.
자고 일어나서 보니깐, 새벽 4시더군요.
일출 본다고 사람들이 정동진 같은 데 간다고 하다 보니 부산 나가면서 밀리고, 또 강릉에서 엄청 밀리고 하다 보니, 일정이 1시간 이상 지연된 것입니다.

결국 도착한 시간은 4시 21분.
일출은 7시 42분에 있는데 말입니다.


* 새벽에 찍은 사진은 플래시를 터뜨려서 화질이 나쁩니다. 양해부탁드려요.
* 기온이 낮다 보니 카메라가 켜지지 않아서, 대청봉에서 어느정도까지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화질 양해 부탁드려요.


(지도는 한국의 산하에서 파왔습니다. 한국의 산하에는 국공원관리공단에서 퍼왔다 되있더군요. 무튼 저작권 문제 되면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등정한 경로입니다.
오색약수에서 대청봉으로 스트레이트로 올라가 거기서 다시 중청대피소로 내려왔습니다. 거기서 아침을 해결하고 소청봉,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 비선대 등을 지나 신흥사로 내려왔습니다.
총 16km 걸었더군요.

오색에 있는 국립공원 입구입니다.

설악산 대청봉 입구라네요.


오색 있는 데가 해발 400m입니다. 대청봉이 해발 1708이니, 1300m를 치고 올라가는거죠.

물론 오색 있는 데가 굉장히 낮은 곳이기는 했지만,
이 날 유독 추운 날이었고(서울은 영하 13도였죠.), 또 새벽이다 보니,
아래도 굉장히 추웠습니다.
모자 두겹쓰고, 마스크하고 중무장해서 등정을 시작했습니다.

카메라가 추운 데 있어서 그런 지 잘 켜지지 않아, 아래에서도 별로 찍지 못했습니다.
정상부에서는 아예 안켜져서 휴대폰으로 찍었구요.

등정하다 중간에 찍은 달입니다.
31일 자정 즈음에 부분월식이 일어난다 했었잖아요.
오색에 막 도착했을 때 달을 보니 월식의 흔적이 약간 남아 달의 7-8시 방향에 그림자가 약간 져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본 우주쇼다 보니 참 신기하더라구요.(지난 번 일식때는 엄청 무관심했습니다. ㅎㅎ)

한참 오르다 보니 아버지와 헤어졌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오르시다가 아버지가 쥐 나셔서 오르지 못하고 게셨더군요. ) 저는 아버지를 기다려도 안오시길래 뭐 올라가면 나중에는 만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혼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정신 없이 오르다 보니, 한 새벽 6시 20분정도 부터, 저렇게 불그르슴한 햇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더군요.

오색에 한 시간 늦게 도착했기에, 일출을 보지 못할 것이다 생각하고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는데요.
이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자느라고 제야의 종 치는 것도 못 봤는데,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지 못하면 정말 후회할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고 말 것이다. 였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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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0 0 0 0  0 0 0 0 0 0 0 0(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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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쪽으로만 사람들이 가고 있었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가지 않던,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옆길로 오르고 했습니다.
사람이 안 밟은 곳이다 보니, 눈에 아주 쌓여 있어, 발이 깊숙히 들어가 여러번 넘어지고, 또 쥐가 나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겠다는 집념하나로 계속해서 산을 올랐습니다.
다 오르지 못해도 일출은 봐야 하기에, 결정할 시간을 정했거든요.
지금은 7시 42분에 해가 뜬 것을 알지만, 그 땐 몰랐고, 뭐 독도가 27분에 뜬다 그런 말을 들었기에,
30분.
7시 30분을 경계로 다 오르지 못하면, 거기서 멈추어 일출을 볼것이다 했습니다.

500m남은 지점에 도착했을 때, 시계를 보니 15분이더라구요.
그래서 스스로
한 걸음에 0.5m 그러면 500m에 천걸음. 충분히 갈 수 있다.
이렇게 위안하면서 일출을 보겠다고 대청봉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7시 28분. 마침내 대청봉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지도에도 4시간 반이 걸린다는 거리를 세시간 만에 올라왔으니
뭐 제 입으로 말하긴 웃긴 이야기지만
진짜 집념의 승리가 아닌 가 싶습니다.

막 올라와서 보니깐, 아직 해가 뜨지 않고 곧 뜰 것 같은 기운이 완연해 있더군요.

역시 많은 사람들이 대청봉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오를 때는 몸에서 열이 나니깐 그렇게 많이는 못 느꼈는데,
막상 대청봉에 오르고 나니깐 추워 미칠 것 같더군요.
(나중에 중청대피소 내려가서 기온 보니깐 영하 19.8도 더군요. 해 뜨고 한참 후 였으니, 해뜨기 전에는 20도 가량 되었겠죠?)
무튼 기온만 그러면 그나마 살 만할 건데,
바람이 아주 세차게 불더군요.
그냥 부는 정도가 아니라, 몸이 날라 갈 것 처럼요 장난이 아니라.
약간 기우뚱하게 서 있다가 넘어지기 까지 했습니다.
또 정면으로 바람이 불면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니 그 추위는 정말...
만약 지금 이 환경에서 다시 올라가라고 한다면 절대 안올라갈겁니다.

체감온도는 영하 3~40도 되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래서 사실 사진찍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손에 감각이 없어서 그냥 손가락만 까딱하면서 찍었습니다.)

무튼 간에 그렇게 춥지만서도,
일출을 보겠다는 집념하나로 버티고 있었는데요.

마침내 구름층 위로 해가 돋아오기 시작하더군요!
해가 돋기 직전에 구름선을 따라 빛의 선이 쭉 퍼지더니,
태양이 올라오더군요.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경인년 새해 첫 일출.
그것도 제 의지로 남들보다 더 빨리 올라 와
대청봉에서 본 일출이기 때문에 더욱 감명 깊었습니다.

일출을 다 보고는 정상에서 바라 본 풍경을 찍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이것도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3~40도에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세찬 바람 앞에서 한 발 나가는 것도 힘들고 말이죠. 더구나 본 카메라는 켜지지도 않고 말입니다.
그래서 주변 풍경을 대충 찍었습니다. 좀 아쉽더군요.

아, 사진 화질이 구려서 확인이 잘 안되실건데,
해가 올라온 방향은 당연히 동해바다쪽입니다.
몰랐는데, 대청봉에서는 동해바다가 보이더군요.



산에서 넓은 바다를 본다는 것.
그것 역시 쉽게 할 수 없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어느덧 해는 완연히 하늘로 올랐구요.

대청봉에서 본 중청봉입니다.

대청봉 비석입니다.
원래 같았으면 여기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좀 찍어달라 부탁할 법도 했는데 말이죠.
여기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이 안들더군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정말 추운데, 배는 고프고,
힘은 점점 떨어지고,
이것만 찍고 바로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내려가는 방향을 보니 중청대피소가 보이는데요.
정말 내려가기 전에 드는 생각이,
'지금 내가 저기 빨리 들어가지 못하면 장난 아니고 죽을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무모한 짓인데,
올라올 때 처럼 옆에 안 밟는데를 막 뛰어 내려 갔습니다.
500m 앞에 있는 중청대피소에 가려구요.

근데 가고 있는 데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원래는 부모님과 같이 다녔지만, 어머니가 2주 전에 수술하셨고, 또 힘든 산이라 아버지랑만 왔습니다. 오셨으면 더욱 심각했을 듯 하네요.)
전화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일출 봤냐고.
-_-;;
지금 누구는 생사의 고비에서 왔다갔다 하는 데
그 상황에 전화를 걸어서 아주 태평하게 일출 봤냐고 하니,
어이가 없더군요. 그래서 뭐 봤다고 하고 지금 추워서 전화를 못 받겠다 한 뒤,
(아, 이 때도 아버지를 못 만났습니다.)
아버지하고 전화되면은 중청대피소에 가서 먼저 기다리고 있겠다고 전해달라고 한 뒤, 미친듯이 중청대피소로 내려왔습니다.

중청대피소에서 찍은 대청봉입니다.
밖에 탁자는 쉬라고 만든 거지만, 추워서 사람들이 여기서 쉴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기사, 따뜻하다는 실내도 영하 십도 정도였으니깐요.
막 도착해서 보니깐 대피소에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취사장엔 아예 사람이 꽉 차 있고, 매점 쪽으로도 들어가지 못하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바람만 피할 수 있는 창문 쪽에 걸터 서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밥을 아버지가 들고 계셨거든요.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파서 가방에서 초코파이를 하나 꺼내먹었습니다.
꺼내니깐 얼어 있었는데요.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 초코파이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무튼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데 근처에서 낯익은 목소리로 재용이가 어디에 있는 지 모르겠다고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버지임을 알고 그제서야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만나서는 조금이나마 덜 추운 실내로 어떻게 비집고 들어와 제 2대피소로 들어가는 통로에 쭈그리고 앉아 밥으로 싸 온 김밥을 꺼내 먹기 시작했습니다.
김밥도 차가운 데 있다보니깐 아주 차갑더군요. 이 때 보온병에 넣어 둔 따뜻한 물을 마시니 정말 몸이 조금 풀리는 듯 했습니다.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버지는 제가 1000걸음이면 간다고 결심했던 500m지점에 멈추어서 일출을 봤다고 하시더군요.

무튼 그렇게 아침을 먹고,
다시 추운 실외로 나왔는데요.
이 사진 찍고 하다가 쭈그려 앉는데,
아뿔사, 그대로 쥐가 나버렸습니다.
왼쪽 다리가 쥐가 나버렸던건데요. 어째저째해서 풀었지만,
이거는 앞으로 있을 일의 전초전이었습니다.

중청대피소에서 본 중청봉입니다.

공룡능선과의, 그러니깐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가 되는 희운각대피소까지 올 때는 미친 듯이 고생을 했습니다. 쥐가 난 횟수가 열댓번은 됐을겁니다. 그것도 왼쪽 오른쪽 다리, 허벅지 전방위적으로 쥐가 나더군요.

내려갈 때는 자세가 발을 젖힐 수가 없는데, 젖히지 않고 그대로 내려가면 힘 준 그대로 근육이 수축되어 풀리지가 않던 겁니다.

조심조심 내려가도, 조금만 힘줘도 쥐가 나니깐, 나중에는 옆에 난간을 잡고 뒷걸음칠쳐 내려가다가 나중에는 썰매 타듯이 미끄러져서 내려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게 이 내설악 쪽은 눈이 무지 많이 와서 별다른 엉덩이 아픈 거 없이 미끄러져서 쭉 내려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관련 없는 분이에요. 죄송해요)

한참 내려오다 찍은 접니다. 중무장했죠?
아 머리에 차고 있는 건 랜턴입니다.
날이 갰으니깐 ㅂ뺄 법도 한 데, 빼면 모자가 흘러내려서 눈에 찔리더라구요.
그래서 고정 역할로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눈이 이렇게 소복히 와 있다보니깐, 썰매 타듯이 내려와더 별로 아픈 것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많은 어른 분들도 그렇게 타고 내려와서,
쪽 팔리는 것도 별로 없었구요. 오히려 재밌기 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와,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에 있는 희운각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희운각은 유래는 이렇습니다.
한국산악회 소속 제 1기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히말라야 원정을 위해 설악의 죽음의 계곡에서 등반훈련을 하다가 1969년 2월 14일 눈사태를 맞아 10명 전원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고 이후 산악인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서예가, 사업가라고 알려진 최태묵(1920-1991) 선생님이 이 곳에 대피소를 세우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사재를 들여 이 곳에 대피소를 설치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의 호를 따 희운각대피소라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가 되는 공룡능선에 눈구름이 많은 양을 뿌리고 와서 그런지,
외설악 쪽에는 생각보다 많은 눈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접니다 ㅎㅎ
조금 여유가 생겨서 모자를 한겹만 쓰고 있었죠.

절벽에 있는 계단을 타고 가다 찍은 사진입니다. 절벽 윗쪽이 되다보니 웅장하기 이를 데 없더군요.

설악산 역시 '악'이 들어가는 산이 아닙니까.
또한 주왕산 월출산과 더불어 삼대 암산으로 꼽히기도 하구요.
그만큼 굉장히 힘들긴 했는데요.
경관 역시 수려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외설악 쪽은 수백미터가 되는 절벽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계속 나왔는데요.
이 모습이 마치 주왕산을 한 10개 정도 끊임없이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더라구요.
하지만 주왕산의 절벽과는 또 다른 모습인 게 워낙 큰 산이다 보니
웅장함이 엄청났다는 겁니다.

웅장함을 보겠다고 굳이 중국을 갈 필요가 없습니다. 설악산이 이미 세상의 웅장함을 다 가지고 있는 걸요.

오르기 전 날에 신문에서 일출을 보러 가는 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지리산을 가리켜 온후한 산. 어머니와 같은 산이라고 칭하는 데 비해,
설악산을 가리켜 오행으로 치면 불 같은 산으로 호연지기를 기르기 매우 좋은 산. 하지만 어떤 의미로 덕이 없는 산이라고 하더군요. 산이 덕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오르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던데,
실제로도 이런 가파른 산. 더군다나 해발 1708m되는 거대한 산이다 보니, 정말 오르기 힘들었습니다.

칠선골이라고 합니다.
해발 580m라는 것을 보고 이제 거의 내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색이 400m였으니..

외설악이라도 높은 곳은 조금은 눈이 있었는데 고도가 낮은 데 오니깐 거의 눈이 없더라구요.





비선대입니다. 와선대에서 누워서 주변경관을 감상하던 마고선이 여기서 하늘로 올라갔다 해서 비선대라고 합니다. 미륵봉 형제봉 선녀봉이 보이며 미륵봉 등허리에는 금강굴이 있습니다. (가보진 못했지만요)


와선대입니다. 꽁꽁 얼어있는데요.
마고선이 바둑과 거문고를 즐기며 너럭바위에 누워 경치를 감상했다고 하여 와선대라고 합니다.
뭐, 너럭바위는 남아 있지 않다네요.

마침내 비선대 휴게소를 지나와 평평한 길에 다다랐습니다.


내려오다 보니 이런 비석이 있던데요.
이름모를 자유용사의 비라고 합니다.
6.25때 산악전투에서 중공군을 맞아 싸운 수도사단, 제 1사단, 제 5사단 소속의 순국장병들과 학도결사대와 호림부대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고 공훈을 기리기 위해 한국일보사와 제1군 사령부가 강원도의 후원을 받아 건립한 비라고 합니다.
이름모를 자유용사의 비라는 휘호는 당시 육군 참모총장인 김용배 장군이 썼고 비문은 시인이자 당시 38사단장인 장호깅 장군이 지었다네요.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설악산에 왔었는데요.
그 때는 애들하고 노는 것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아
설악산 어디를 갔었는지도 기억 못했었습니다.
근데 내려오다 이 청동좌불상을 보니깐 그제서야 떠오르더군요.
네 맞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다녀온 곳은 바로 이 곳 신흥사였던 겁니다.
(덧붙여, 신흥사에서 울산바위로 올라갔었죠. 그 때는 그것도 힘들다고 징징댔는데..)


신흥사의 모습입니다.

신흥사 일주문이구요.

신흥사를 지나서도 한 3km 내려와야 했습니다.

내려오다 보니깐 케이블카가 있더라구요. 뭐 낮은 봉우리까지 가는 듯 했는데,
그러고 보니 추워서 찍지는 못했지만, 대청봉에서 지리산, 북한산과 마찬가지로 대청봉 케이블카 설치 반대 휘장을 두르고 다니는 분들도 몇 분 봤습니다.
뭐, 저 역시 예전과 같이 이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반대구요.
지자체들이 자신들의 이익 추구를 떠나서 국립공원은 좀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설악산 탐방 지원센터에는 이렇게 기념 스탬프 찍는 코너도 있더군요.
그냥 찍어봤습니다 ㅎㅎ

정말 힘들었습니다.
영하 이십도. 체감온도 삼사십도의 대청봉에서 올라 일출을 보는 것은요.
하지만 반드시 보겠다는 일념으로 3시간 만에 오른 것이나,
또 그 추위를 견디며 본 일출은 정말 멋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해 본 일출인 만큼,
설악산에서 백호의 기운을 왕창 받아간 듯 합니다.

2010년 한 해.
저는 수능이 있네요^^;;
무튼 간에 여러분들도 이 사진들 보시고 설악산 일출의 기운을 받으셔서
하시는 일 대박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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