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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2] 남한 내륙 최고봉, 천왕봉에 다녀오다. 지리산 국립공원

그의 한국발자취/[2009] 國立公園

by 그라나도 2009. 11. 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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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리산 국립공원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한국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인데요.
그런만큼, 단 한 번의 산행으로는 지리산 종주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동계 산불방지로 인해
위의 지도에 빨간 색으로 나와있는 구간이 다 통제중이라, 최고봉인 천왕봉이 있는 자락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노고단 방향으로 다시 한 번 더 갈 거 같네요^^;;


(이 지도는 부산일보 홈페이지에서 퍼 온 지도입니다. 등정로를 나타내기 위해 퍼왔구요. 문제가 있을 시 빠른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등정도입니다.
사실 계획했던 등정로와는 조금 달라졌는데요.
원래 매표소 있는 데서 칼바위까지 간 뒤, 거기서 법계사로 올라갈 예정이었는데요.
막상 매표소에 도착하니깐, 법계사 차량이 있어서 자연학습원 입구 이정표까지는 차를 타고 갈 수가 있더군요.
어짜피 올라가는 초반에는 포장도로로 되어 있으니, 차라리 제대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이 버스를 타고 이정표까지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등산을 시작해, 법계사까지 오른 뒤, 다시 그곳에서 최고봉인 천왕봉(해발1915m)에 올랐습니다. 천왕봉에서 점심을 먹은뒤, 반대 제석봉 방향으로 내려와 제석봉에 간 뒤, 장터목 대피소로 와, 중산리로 돌아왔습니다.

중산리 탐방 지원센터서 이정표까지 이동한 법계사 차량입니다.
꽤 많이 운행하는 듯 하더군요.
따로 운행료를 받지는 않지만, 안에 시주함이 있습니다.
양심껏(?) 내시는 게 좋겠지요 ㅎㅎ


지리산은 워낙 고지대에 있는 산이 되다 보니깐,
눈이 와서 녹지 않고 있더군요. 뭐 이거는 정상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니,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ㅎㅎ


지리산에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반달곰이 서식하고 있지요.
국립공원의 마스코트이기도 한데요.
야생동물이니 항상 조심해야 하기도 하지만, 또 야성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멀리 보이는 최고봉 천왕봉입니다.

법계사 바로 아래에 있는 로타리 대피소입니다.

확실히 지리산에 반달곰이 많기는 많은가 봅니다.
이렇게 주의하라는 메시지가 많은 것을 보면...

법계사 일주문입니다.
아버지가 등산을 좋아하셔서 대학 다니실 때 지리산 자주 올라오셨다고 하시는데,
그 때는 일주문이 없었다고 하시네요. 국립공원인데 추가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건가?
쪼금 의문이 들더군요.

법계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이라고 합니다. 부산일보 지도에는 해발 1380m라고 되어있는데, 법계사에 있는 표지판에는 1450m이라 되어있네요. 뭐 로터리삼거리가 133Xm이고, 얼마 높지 않은데 있으니, 1380m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만.

법계사는 서기 544년. 신라 진흥왕 5년에 인도에서 건너 온 연기조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하면서 창건었다고 합니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절을 '적멸보궁'이라고 하는데요.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기 떄문에 불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작년에 한국사능력시험 공부할 때 생각이 나서 의문이 좀 들더군요. 한국사 능력시험 예상문제 중에 적멸보궁 관련 문제가 있었는데, 이 문제에서는 양산 통도사, 오대산 월정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이 다섯 개 절을 일컫어 '5대 적멸보궁'이라고 한다고 했는데요. 저는 이것만 보곤 적멸보궁이 5곳 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 가야산 갔을 때 해인사에 진신사리가 있던 것이나, 또 이번 지리산 법계사에 진신사리가 있는 것을 보면, 그 외에도 적멸보궁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한국에 적멸보궁이 총 몇 곳이 있는 지와, 왜 위의 다섯 절이 5대 적멸보궁으로 불리는 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무튼 간에 이 법계사는 고려 말 왜구의 침략기에 아지발도가 올라와서 소실 되었었다 하네요.
(아지발도라 하면 황산대첩서 조선 태조 이성계가 죽인 왜구의 소년대장이죠.) 법계사가 흥하면 일본이 쇠퇴한다는 전설 때문이라나요. 무튼 그 때 소실된 법계사가 태종 5년(1405년)에 벽계정심선사가 중창했답니다.
한일 합방 당시에도 일본인들이 법계사를 불태외 없앴는데요. 1938년 청신녀 신덕순씨에 의해 중건되었다가 6.25전쟁때 화재로 인해 3층 석탑만 지켜오다 신도들에 의해 대웅전과 산신각이 중건되었다고 합니다.

파란만장하네요.

여담으로, 학교에서 사회문화를 공부하는데요. 문화융합의 사례로 익히 알려진 산신각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네요 ㅎㅎ

법계사 3층석탑입니다.

일제시대에 한국의 풍수지리의 혈맥을 끊기 위해 박았던 쇠말뚝입니다.
법계사가 흥하면 일본이 쇠퇴한다는 말이 있었으니, 그 때문에 박았었겠죠?
예전에 조선 총독부 건물을 철거할 떄 엄청난 양의 쇠말뚝이 나왔다고 하죠?
일제 시대의 상처가 아직도 우리 국토에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법계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천왕봉을 향해 등정을 시작했습니다.


지리산의 특징이라면 특징인게, 지리산과 국립공원의 마스코트인 반달곰 캐릭터 판 아래에 지리산과 관련된 시들이 붙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괜찮은 아이디어 같더라구요.

고도가 높은 데 니깐, 응달인데는 이렇게 땅에서 수분이 올라와 얼어버린 얼음이 있더군요.
그 모양이 매우 얇은게 겹쳐져 있다고 할까? 주상절리 같이 생겼더군요.

얼음덩어리를 떼어내서 따로 찍어봤습니다.
이렇게 보니 면같은 느낌도 들더군요. 근데 어떻게 수분이 땅위로 솟아올라오는 걸까요?
과학에 무지한 문과는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법계사 구간을 지나면 능선을 따라 올라오기 떄문에 주변 경관이 보입니다.
아직 정상에 올라오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거대한 산의 위용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해발 1660m에 있는 개선문을 지났습니다. 

정상에 가까워 오면 가까워 올 수록,
기온이 떨어져 이렇게 흐르는 물 역시 꽁꽁 얼어 있더군요.

해발 1810m정도에 있는 천왕샘입니다.
천왕샘은 이렇게 바위틈으로 흘러나오는 아주 작은 량의 물인데요.
힘들게 올라와 물을 맛이니 물맛이 아주 좋더군요.
그나저나 신기한게, 이 작은 양의 물은 안 얼고 왜 아래의 큰 물은 얼었을까요?
자연을 다니면 미스터리한게 넘치고 넘칩니다.

이 천왕샘은 남강의 발원지라고 합니다.
이렇게 작은 양의 물이라고 해도 흐르고 흘러 물줄기가 합쳐져 남강이 되는 것이겠죠.
경호강이 남강댐과 합쳐져 남강을 이루고 다시 낙동강으로 흐르게 된다고 합니다.

흐르는 물이 아니라, 떨어지는 물인데, 그게 이렇게 완전히 꽁꽁 얼어 있더군요.

마침내 지리산의 주봉이자,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해발 1915m인 천왕봉에 도착했습니다.
(남한에서 가장 큰 산은 한라산이죠. 하지만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도서지역을 제외하고 나면,
내륙에서 가장 큰 산은 바로 이 천왕봉인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북한지역에는 해발 2000여미터가 넘는 산이 수두룩한데, 고작 1900대 산이 남한에서는 최고의 산이라는 게 말입니다. 하루빨리 북한의 여러 산들을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천왕봉 바위에는 이런 피켓이 걸려 있더군요.
NO! 케이블카입니다. 케이블카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보면서 오를 것이라고 다짐했던, 천왕봉 비석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비석을 처음본 것이 세릭님 블로그에서 본 게 처음이네요.

이 비석뒤에 글이 써져 있는 것은 알지 못했네요.

접니다. ㅎㅎ 높은 산이다 보니 꽤나 초췌하네요.

천왕봉 곳곳에는 이렇게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피켓이 있습니다.
또 그리고 케이블카 설치 반대를 홍보하는 리플렛도 놓여 있는데요.
여기에 따르면 노고단 쪽에, 반야봉 쪽에, 그리고 제석봉(백무동쪽 하나, 중산리쪽 하나) 쪽 이렇게 4곳에
설치하려고 구례,남원,함양,산청 4곳의 지자체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체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쉽게 정상의  경관을 볼 수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걱정되는 게 자연 파괴와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문제입니다. 국립공원이라 함은,
국가 차원에서 자연을 보호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원으로 지정해 개발을 방지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립공원 설립취지와도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네요. 덕유산 때도 케이블카로 오르긴 했었지만, 굉장히 탐탁치 않았었습니다. 선진국 미국의 국립공원의 경우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한 곳이 한 곳도 없고, 일본의 경우에도 철거하는 것이 추세라고 합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케이블카는 불필요한 것이라는 게 입증된 것입니다.

환경부에서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설치기준이 완화되어 지자체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경을 지키다는 환경부가 이러는 것이 다소 이해가 되지도 않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른다면 국민 10명 중 7명이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건설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합니다. 국민들조차 반대하는 케이블카 설치를 지차제의 세원 확보를 위해 하는 거, 저는 이해할 수 없으며,
저 역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아래로 천왕봉에서 한 바퀴 둘러 찍은 경관입니다.
서사면 쪽입니다.

백무동 방향입니다.



중봉(해발 1875m)입니다.

올라 온 남동쪽 방향입니다.

(본의 아니게 찍히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ㄴ다 )




해발 1900m대의 자연경관은 다르긴 다르군요.
첩첩히 산맥입니다.

천왕봉에는 이렇게 쉬어라고 평평한 장소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밥 먹기 편안한 것은 있는데, 바람사면이더군요.
그나마 다행인것은, 이날 바람이 별로 안 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춥지 않았다는 것이죠 ㅎㅎ

밥 먹으면서 찍은 경관입니다. 남사면이죠 ㅎㅎ

평평한 곳에서 찍은 천왕봉 정상 부입니다.

이쪽은 천왕봉 응달면인데요.
응달이라 그런 지 눈이 녹지않아서 보슬보슬한 상태 그대로 있더군요.

제석봉 쪽에 내려오는 길입니다.

고사목입니다. 통천문을 지나면 고사목지대가 펼쳐져 있기는 하지만, 그 전에도 이렇게 고사목이 펼쳐져 있네요.

고도가 높은 곳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도 내리고 또 녹지 않아 있어서 마치 한겨울 눈이 쌓인 산에 와 있는 것 같더군요.

해발 1814m의 통천문입니다.

제석봉(해발 1810m)입니다.
제석봉은 뭐 봉우리처럼 되어 있지 않고 이렇게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
뭐 말하자면 능선의 평지라고 할까요? 그렇더군요.

사실 평지라 하기는 뭣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여기가 바로 고사목 군락지이기 때문이죠.


제석봉에서 바라 본 천왕봉입니다.

제석봉에서 한참을 내려 와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 팔던 곳이라서 장터목이라고 한답니다. 산지를 경계로 문화권이 갈라졌다고 하는 지리책을 볼 때 마다, 옛 사람들은 이런 높은 산 못올라 다녔나 했는데, 이걸보면 그렇지도 않은 듯 합니다. 산을 넘어서 왕래를 한 셈이니깐요.

장터목 대피소 안에 각종 기상상황이 나와 있던데요.
현재 영하 2도;;;; 놀랐습니다. 바람이 안 불어서 그런지 별로 춥다고 느끼지 않았었거든요.


내려 오는 길에 보고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 동영상까지 찍었는데요.
얼음 안으로 물이 흐르는 모습입니다.

유암폭포입니다.

원래 올라가려고 했었던 방향의 삼거리에 도착했네요.

칼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칼바위러고 합니다.
그닥 칼처럼 생긴 것 같지도 않고 그저 뾰족한 듯 합니다만.

중산리 야영장에 도착했습니다.


우천 허만수 추모비입니다.
한국전쟁이후 지리산 세석고원에 들어와 곳곳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샘터를 개발/보수하며 사람들을 안내하고 구조한 산악인이라고 합니다. 1976년 6월에 "이제 지리산으로 영원히 들어가니 한 달 내 오지 않으면 내 소지품을 모두 불태우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그냥 아스팔트길이 있고 자연탐방로가 있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 자연탐방로로 갔습니다.

불개미집이라네요. 건드리면 불개미가 쏟아져 나온다고 ^^;;

다 내려와서 탐방안내소에 가 봤습니다.
다른 탐방안내소와 달리 주왕산처럼 여러가지 시설들이 되어 있더군요.


지리산 미니어쳐입니다.

지리산 서식 동물입니다.


지리산 서식 침엽수종입니다
지리산은 고도가 높은 산이 되서 침엽수가 자생한다고 한국지리 시간에 배웠었죠.
산을 다니면 한가지 느끼는게, 한국지리가 몸을 체득된다고 할까요 ㅎㅎ
문과생들에게 추천합니다 ㅎㅎ

지리산 국립공원 탐방 안내소만의 특별한 장치입니다.
배경사진을 고르고, 또 자기 사진을 찍어 메일로 전송하는 장치요.
이런 프로그램이 전국의 국립공원에 보급된다면, 장차 늘어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해가 저무는 천왕봉을 뒤로 하고 천왕봉 산행을 마쳤습니다.

내륙 최고봉인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만큼 오르는 게 꽤나 힘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힘든 만큼이나 정말 멋진 경관이었습니다. 날이 맑고 바람이 안 불었던 것도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있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몇 안 되는 한국의 높은 산, 그 정점에 있는 지리산 천왕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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