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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님과의 인터뷰.

그의 대외활동

by 그라나도 2009. 9. 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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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 - 사교육 -

부산동성고등학교 2학년 이재용

 

 < 손주은 대표이사님과의 인터뷰 모습 >


● 인터뷰 대상 :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 일시 및 장소 : 2009년 8월 20일 오후 3시, 메가스터디 본사 대표실


인터뷰 대상 선정 이유와 섭외과정 :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님은 내가 재학 중인 부산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다.

여름방학 중에 모교를 방문하신 일이 있었다. 당시 대표님은 메가스터디를 설립하여 경영을 하게 되신 계기, 경영의 가치관과 신념에 대한 강연을 해주셨다. 그 분의 경영 가치관은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 해소’라는 것이었다. 미래에 기업 경영자가 되길 바라는 나는 그때 과연 한 분야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뚜렷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경영자가 되길 원하면서 구체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될 만큼 큰 감명을 받았다.

 원탁 토론 2차 연수를 마치고, 자신의 인생 롤 모델을 선정해 인터뷰를 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아버지는 모 증권회사 전략기획실장님을, 어머니는 현대자동차 전무님을 섭외해 주겠다 하셨다. 왜냐하면 이 분들에게서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한국경제’라는 주제에 대해 아주 전문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섭외하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 인생의 롤 모델을 선정 대상으로 해라 하였기에 아주 전문적이진 않더라도 경영자로서 확고한 가치관을 가져야 된다는 것을 알게 해주신 손주은 대표님께 인터뷰를 해 과제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만남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손주은 대표님을 인생의 롤 모델로 선정하고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섭외를 위해 먼저 손주은 대표님께 강연 때 느낀 점과 이런저런 이유로 대표님께 인터뷰를 요청한다는 메일을 보냈다. 이틀 후 유장효 메가스터디 비서실장님께서 대표님이 인터뷰에 응하신다며, 가능한 날과 시간을 보내주시면서 나에게 구체적인 날과 시간을 정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여 8월 20일 오후 3시에 메가스터디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 인터뷰 내용 :

이재용: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동성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용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인터뷰 시간을 내어 주신 대표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손주은 : 반갑네. 어떤 계기로 고등학생이 이런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인터뷰하게 되었나?


이재용 : 원탁토론광장이라고 아십니까?


손주은 : 아니.


이재용 : 다양화된 사회에 알맞은 다양한 소통법을 토론 문화를 통해 배우기 위한 과정이 원탁토론 광장입니다. 이번에 이 행사를 부산시 교육청 주최로 열려 제가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손주은 : 고등학생이라 바쁠 텐데 참 유익한 행사에 참여하는구나.


이재용 : 네. 두 번의 연수를 마치고 마지막 과제로 자신의 롤 모델을 선정해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한국경제’에 대해 인터뷰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 대표님이 모교에서 특강을 하실 때, 경영의 가치관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 역시 경영자가 되고 싶기에, 이런 점에서 큰 감명을 받고 대표님을 제 인생의 롤 모델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 인생의 롤 모델인 대표님께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주제 및 다른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자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손주은 : 모교의 후배에게 인생의 롤 모델로 인식된다니 참 기쁘네. 특강을 한 보람이 있군. 주제에 대해 내가 알고 생각한 바를 자유롭게 말할 테니 편하게 질문하도록 해.


이재용: 네. 먼저 첫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2008년부터 전 세계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공황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이 사태에 대해 개괄적인 말씀을 해 주십시오.


손주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원인 분석 등은 이미 곳곳에서 발표됐으니 생략하고, 한국경제와의 연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미국이 금융위기를 당하고 유동성이 부족하여 달러를 빨리 확보해야 하는데, 달러를 확보하기에 한국이 가장 쉬우니깐 금융위기에 상대적 희생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네. 또 이전 정부들이 좌파 정부지만 정책은 상당히 신자유주의를 많이 수용했고, 그러면서 또 모순들이 많이 생겨서 그것이 한국경제의 기반 자체를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 근데 또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해외 자본을 활용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로 강하게 가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 가지 입장들이 항상 서로 대립하는 것 같거든? 뭐 그 정도는 자네도 잘 알거고(웃음)


이재용: 그러면 그 두 가지 중에 대표님은 어느 쪽의 생각이 더 강하신지요?


손주은: 어느 쪽의 생각이 더 강하냐?

그게...... 어느 쪽이 강한 지가 솔직히 뚜렷한 소신이 없어. 왜냐면 그런 것과 관련된 정책 결정을 하느냐. 또는 사회적으로 그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든지, 그런 영향권 안에 있는 경제 활동을 하면 내가 생각을 좀 더 소신 있게 할 건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은 그냥 내수 산업이니깐, 그런 영향권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그러나 거시적으로 봤을 때 세계의 상대적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이런 글로벌 시대에는 거기에 따른 폐해도 있겠지만 결국은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가야되고,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이 분명히 강자독식의 그런 측면이 있지만은 그 큰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런 걸 생각하면 오히려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잘 편승해서 우리가 능력을 키우고 대안을 잘 만드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답밖에는 못하겠는데. 질문이 너무 어려워 (웃음)


이재용: (웃음) 저하고 생각이 굉장히 비슷하신 것 같습니다.


손주은: 우리 비서가 이거 처음에 주면서 ‘아 질문이 너무 어렵습니다.’ 이러더라고.


이재용: 주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 경제’입니다. 교육의 문제점 측면은 제쳐 놓고, 사회나 경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한국 경제가 침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문제점에 대해서 깊게라기보다는 늘 생각하시던 바를 듣고 싶습니다.


손주은: 근데 나는 지금 한국 경제가 그다지 침체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웃음)

한국 경제는 허약한 측면도 있지만, 그러나 경쟁력을 상당히 갖추고 있어. 특히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들, 정말 놀라운 정도의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어. 이런 것을 봐서는 앞으로도 한국경제는 상당히 대기업 중심으로 건실한 성장을 할 거라고 생각해. 물론 대기업 중심으로 가는 것에서 중소기업들이 너무 착취당하고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지만, 그러나 또 그런 과정에서 대기업의 하층 기업들은 기술 혁신 등을 통해서 원가절감을 이루고 어떤 부품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고 있기도 하니깐, 그걸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지 않겠어? 또 실제로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그렇게 부도덕하냐. 이런 점에서 좌파 쪽에서 많은 비판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부도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미국이나 오히려 그런 선진 자본주의 사회가 문제가 있는 사회야. 수 만평의 별장에 그냥 으리으리한 집에, 그렇게 사는 사람 한국에 한 명도 없어.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의 재벌가나 이런 사람들은 그렇게 욕을 먹을 사람들이 많지 않아. 매우 건실하게 살고 있다는 거지 그 정도면. 물론 대기업이 역사적으로 놓고 보면 친일 잔재 청산이 안 되면서 일제 강점기 때 넘어온 자산......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 근현대사 선생이 이런 게 생각 안 나네. (웃음)

어째든 삼성의 이병철 회장 같은 분이 거기에 공장장으로 있다가 그 기업 물려받아서 이만큼 키우고, 뭐 정주영 회장이나 한진 이런데도 그렇고, 그렇게 해서 컸다는 한계는 있어. 또 박정희 시대 때 재벌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 이런 것들로 인해서 우리 재벌의 탄생 자체는 부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다 이거지. 그러나 그 재벌들이 한국 경제를 이만큼 성장시키고 고용 창출한 것에는 나름대로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냐. 그걸 무조건 부정하는 데 대해서는 나는 좀 생각이 약간 다른 사람이야.


이재용: 예. 그러면 대표님 생각에는 한국 경제가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대기업 위주로 계속 성장해 나가야 하는 것이 결론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손주은 : 글로벌화 된 세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기업이 경쟁력이 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그것을 대기업 중심으로만 가는 것은 다수 국민을 놓고 봤을 때 분명 문제가 있는 거지. 왜냐면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또 숫자가 얼마 안 돼. 그래서 중소기업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서 정부차원에서 중소기업에는 은행 금리를 특별 금리로 지정해 상당한 지원을 해 주어야 되고,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 부분에 대해서, 정부 역할을 해야 된다는 거야. 중소기업이 무조건 대기업의 원가절감의 희생양이 되어 기술혁신을 못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정부 차원에서의 감시, 감독을 통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봐. 중소기업 내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한다든지. 그러면 우리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봐. 체질이 단단해 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 현실이 어떤지는 나도 잘 몰라.

 

이재용: 대표님 말씀을 한 마디로 하자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호 발전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겁니까?


손주은: 뭐 일반적으로 다 그렇게 이야기 하지. 근데 실질적으로 얼마만큼 가능할 거냐 하는 데 대해서는 나도 그 현장 속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할 정도는 아니야. 내가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는 건데,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해서 무조건 재벌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분명히 이만큼 성장하는 데 기여한 것은 인정해라 이런 이야기고,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국제 경쟁력은 계속 유지시켜야지 이걸 무조건 뭐...... 재벌 무조건 해체시켜야 한다. 이런 식의 감상적인 접근은 위험하다는 것이지. 이미 세계경제가 그런 모습이 아닌데. 삼성전자가 망하면 대한민국 망할 것 같은데.(웃음)


이재용: 한국 경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를 좀 더 신중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결론은 내 주신 거 같습니다.

 이제 외부적 요인보다 한국 사회가 가진 구조적 문제점을 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가 교육 문제입니다. 한국 교육은 이른바 ‘사’자 직업이니 출세위주의 교육을 함으로 교육비가 소모적으로 지출되고 사상 최고라고 하는 가계부채에도 이게 충분히 일조를 하여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손주은: 현재 한국 교육 문제에 있어서 지나치게 입시위주로 간다든지 하는 이런 문제들은 현재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


이재용: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손주은: 그렇지. 앞으로 백년 이백년 계속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왜 대학입시에 대해 다들 그렇게 열을 올리느냐 하면은, 지금 현재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 사이 연령층에 걸리는 분들이 산업화 세대들인데 그 분들은 대학을 잘 나왔을 때 좋은 직장을 쉽게 구했던 자기 경험이 있거든. 그러다보니 그게 자기 자녀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는, 그걸 내가 뭐라고 표현하느냐 하면은 ‘산업화 세대들의 착시 현상’이라고 해. 한국은 소위 압축 성장을 해왔거든. 압축 성장이라는 것은 아주 빠른 성장인 동시에 아주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사회 안의 계층의 변화가 아주 심하게 일어나거든. 그럴 때 이 변화의 중심에 선 사람들은 다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어. 그러다 보니깐 산업화 세대들이 자기가 대학을 잘 가서 중산층에 빨리 편입하고 성공한 경험을 자기 자녀에게도 이식시키려 하는 거야. 그러나 이제 한국 사회도 완만한 성장이나 사회적 유동성, Social Mobility가 별로 없는 사회로 간단 거지. 그런데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자꾸 적용하려고 하니깐 좋은 대학 가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야. 이제는 좋은 대학에 가도 옛날만큼 성공이 절대로 보장되지 않아. 이렇게 대학 잘 나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면 대학을 보내려는 이런 부모의 욕구가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자연스레 사교육은 줄어들게 되어 있어. 그래서 난 10년, 길어야 20년 안에선 사교육이 급격히 약화될 거라 봐. 그러나 이것이 현재 한국 경제에 상당히 부분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맞아. 어느 한 쪽에 과도한 지출이 있다 보니깐 전체적 성장에는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입장이지.


이재용: 그러면 사교육이 10년 내지 20년이 갈 것이라 하셨는데, 그것을 마냥 기다리는 것 보다는, ‘이렇게 변해야 한다.’ 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없습니까?


손주은: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게 교육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너무 중요한 화두가 되어 버렸어. 7~90년대를 압축성장시기라 하면 이 압축성장의 바탕엔 두 가지 에너지가 있었어. 하나는 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교육열.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 교육열을 이끌어가는 강력한 지도력이 있었지. 그런데 21세기에 와서 보니깐 아이러니하게도 교육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봐. 그래서 나는 우리사회를 이야기하면서 강연할 때 현재 같은 교육 문제 해결을 못하면 다시 몰락의 위기에 빠지지 않겠는가? 라고 해. 이 이야기를 사교육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하려니깐 참 아이러니한데, 그래도 난 개인적으로는 사교육이 약화되고 없어지는 것을 분명 소신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 또 사교육 문제가 심각한데, 그것을 오히려 정치권에서 이용해 사교육비를 더 늘어나게 하고 있단 거지. 그래서 정말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논의하지 말자. 그리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대안을 만들어 교육 문제 해결의 대책을 내 놓아야지. 어느 날 갑자기 한 개씩 퍽퍽 튀어나와서는 안 된다 말이야. 그러나 교육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워. 왜? 지금까지 계속 실패해 왔다는 측면이 있어 앞으로 성공하기 어렵단 측면이 하나 있고, 또 교육 문제는 교육 주체간의 이해상충이 너무 많다는 거지.


이재용: 그러면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사교육비의 감소 방안과 앞으로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손주은: 현행의 대학입시제도의 개편이 시급히 필요해. 가, 나, 다 복수 지원이라는 게 위에서부터 차곡차곡 세우니깐 지방 국립대나 사립대는 다 죽게 되는 거야. 게다가 수시 전형이다 이런 것들을 마음대로 해서 일 년 내내 좋은 애를 상위권 대학이 다 뽑아먹게 해놓은 제도 아냐. 가, 나, 다 복수 지원을 하면 제일로 가고 싶은 데는 실제론 거의 떨어지잖아. 자기가 제일 안가고 싶은 대학에 주로 대부분 간단 말이야. 대학 가고도 불만이고. 대학만 딱 장사를 잘 하는 거지. 지금은 어떤 분야의 전문적 인력보다는 통시적 시각의 인물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 교육은 산업화 시대 교육을 하고 있고, 학생을 기능적으로만 양성하려는, 시대를 역행하는 거지. 그래서 인재가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제도로의 개편이 필요해. 하지만 이 문제는 정말 풀어가는 게 너무 어렵고 결국은 큰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계가 들어나면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수밖에는 없지. 그러나 역사의 흐름은, 뭐 역사를 좋아하니깐 잘 알 건데, 역사는 나름의 흐름이 있어. 그 흐름 속에서 역사는 변화하고 발전하니깐 한국사회의 교육이 발목 잡는 것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하네. 뭐 회의론이라고 비판을 하면 어쩔 수 없는데, 나는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네. 그렇지만 큰 거시적인 흐름에서는 하여튼 나는 역사에 대한 발전을 믿고 있고, 한국은 나름대로 위대한 사회라고 나는 생각해. 한국 사람들이 워낙 에너지가 많으니깐. 너무 현재의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조급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봐.

이재용: 이야기 들으면서 확실히 인터뷰 대상을 잘 선정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웃음)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게 물론 모교에서 강의하셨을 때 들은 내용도 있고 하지만 일단 인터뷰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건데, 일단 대표님께서 유명 강사셨고, 책의 저자이기도 하시다가 이렇게 메가스터디를 설립하시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가요?


손주은: 그 때 내가 강의할 때 했던 이야기인데, 내가 사업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어떻게 살 것이냐는 고민 때문에 사업을 하게 된 거야. 그러니깐 이 이야기 하려면 엄청 긴데, 20대 때 방황의 시기였지. 그러나 그런 게 단순히 방황이라기보다는,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가지고 있으면서 한 방황이야. 물론 나는 집이 좀 부잣집이었어(웃음). 그런 조건도 있고 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은 별로 안 했던 거지. 근데 막상 결혼은 일찍 했어. 26살에 했어. 대학 졸업하기 전에 했으니까. 졸업은 27살 때 했는데, 우왕좌왕하다가, 대학원 갈까했어. 근데 서양 사학과를 가면 될 수 있었는데, 내가 서양 사학과는 가기 싫었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철학을 공부했거든, 철학과 대학원을 가면 100% 떨어질 것 같단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 때 애들 가르치는 걸 아르바이트로 좀 했어. 결혼했으니깐 내가 돈 벌어야지. 한 이년 돈 벌어서 유학가야겠다고 생각했어. 나이가 있으니깐. 그래서 88년부터 한 이년간 애들 가르치고, 유학을 가려고 하니 준비도 하나도 안 돼 있고. 그래서 뭘 했냐면, ‘사법고시를 하자.’ 해서 90년 3월 공부를 한 일주일하다 말았어. 해보니깐 체질에 안 맞더라고. 그래서 당분간 이 일을 더 하자 그렇게 된 거야. 그러다가 애들 가르치는 데 9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는데, 그 다음에 교통사고가 나서 91, 92년 한 9개월 사이로 아들하고 딸이 죽고, 그래서 92년 6월부터 공황상태였지. 살아남기 위해서 막 죽어라고 강의를 1주일에 6~70시간씩 했어. 그러다가 애가 둘이 태어났어. 93년 연말에 하나 태어나고 96년 1월에 태어나고 약간 안정이 되니깐 나이 36에 사람이 헛살은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젊을 때 가졌던 고민을 다시 하게 됐어. 젊을 때 가진 고민을 다시 쭉 해보니깐, 일단은 내가 하고 있는 행위는, 그 행위 자체가 개인적 관계에서는 선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누군가는 피해를 볼 거야. 그 당시에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교육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개인 윤리적으로는 선이지만 사회구조적 윤리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악인 거지. 그게 니부어가 말한...... 알고 있니?


이재용: 예. 일학년 때 도덕시간에 배우는......


손주은: 그래 도덕시간에 배우지.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그래서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다 하면서, 그럼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늦었지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 36살 1년 동안 참 많이 고민했어. 처음에 내린 결론은 벌어놓은 돈 가지고 학교를 만들려고 생각했어. 근데 사립학교 이사장이 되고 싶은 이런 생각은 공교육에 대한 헌신보다는 나이 36까지 서울대학교 나와서까지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돈 주고 명예 사는 행위 같더라고. 그래서 야 이건 오히려 더 큰 타락이다. 그러면 뭐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정직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니깐, 바로 학생 가르치는 거더라고. 그래서 그 생각을 접고 다시 고민을 했지. 내가 그러면 현재 강남의 소수의 부잣집 애들 가르치는 것을 접고, 어떻게 대중 강의로 가고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쪽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 그래서 아주 값싼 대중 강의로 전환하면서, 이런 교육 기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36에서 37살 넘어가던 연말연시에 했어. 그리고 그 모든 생각을 정리해서 경기도 이천을 일부러 갔었잖아. 왜 이천을 갔냐 하면은 이천년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려고 (웃음) 그래서 이걸 나는 ‘이천구상’이라 명명하는데, 그 곳 가서 한 34시간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해서 가져와서 그걸 만들었어. 그걸 너 왔으니깐 보여줄게.


이재용: 그 때 말씀하셨던 루트97......


손주은: 그래. 그 때 경영목표를 세워 메가스터디를 설립하고 경영하게 되었어.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 먼저 돈벌이가 되지 않았어. 내가 잘 나갈 때의 수입에 비해 형편없이 수익이 떨어졌거든..... 그래서 후회도 하고 했지만 한 가지 이념이 있었기 때문에 격랑을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 해소’라는 이념 말이야. 그게 없었다면 아마 포기했을는지 몰라. 그래서 지금도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 해소’가 우리 회사를 이끌어 가는 주된 모토야.




 

< 메가스터디 경영 목표 ‘ROOT, 97' >


이재용: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그럼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신념인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 해소’를 현재 어느 정도 이루었다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어떻게 더 나아갈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손주은: 적어도 중•고등학교에 있어서 지금 정부가 정책을 잘못 써서 사교육비가 늘어난 거지, 그대로 놔두었다면 우리가 사교육비의 한 20% 이상은 줄였을 거라 생각하고 있어. 왜냐면 실제로 애들이 학원 안 가잖아. 인강 더 많이 듣잖아. 근데 괜히 수시니 뭐니 해서 파생적인 수요가 생기다 보니깐 또 사교육비가 늘어난 거지. 대입제도를 하나로 확정해서 쭉 갔다면, 분명히 우리가 사교육비를 많이 절감시켰을 거야. 거기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고, 그리고 메가스터디 일 년간 회원들을 보면 고3이 평균 쓰는 게 27만원 쓰거든? 그리고 100만 원 정도면 대입에 필요한 모든 강의 다 들을 수 있거든. 그 정도면 한 달 과외비도 안 되는데, 진짜 좋은 강의를 마음대로 들을 수 있어. 이걸 잘 활용하는 학생들은 상당히 많은  사교육비 절감이 생겼을 것이고, 또 그런 반응을 얻고 있어. 그리고 우리가 하는 직영 학원도 대한민국에서 학원비가 제일 싼 데라고. 영어 수학 한 과목이 7만원이면 우리는 한 달 강의를 듣는 거야. 이게 정상가격인데 이 가격을 받는 데가 대한민국에 몇 곳 없거든. 근데 우리는 모든 학원을 그렇게 받고 있다고. 대치동에서도......


이재용: 특히나 서울인데......


손주은: 그렇게 해도 운영이 된다고. 그건 경영을 잘하기 때문이야. 그래도 강남 메가스터디 같은 경우엔 영업 이익률이 한 30% 나와. 그러니깐 그런 면에서 우리가 사교육비 절감이나 정직한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소신을 지켰지.


이재용: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오랜 시간을 내어주시고, 여러 가지 질문에 상세히 대답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대표님께서 계획하시는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져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이 감소되어 가계에 많은 도움이 되고 국가 경제에도 많은 기여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손주은: 오랜만에 젊은 후배와 이야기하며 내가 가진 꿈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진 것에 나도 자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네. 이제 2학년이지만 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여 자네가 가진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먼 훗날 오늘의 만남이 자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기쁘겠네.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네.


이재용: 예. 감사합니다.


◆ 인터뷰가 끝나고 난 뒤 :

 인터뷰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손주은 대표님은 다른 분이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그 분께 양해를 구한 뒤, 메가스터디 본사 내 인터넷 강의 촬영 스튜디오를 구경시켜 주셨다. 대표님께선 나에게 여러 가지 활동도 많이 하고 학업에도 충실해 꼭 신념을 가진 경영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해 주시며 본사 입구까지 배웅해주셨다.

 단순히 과제로서의 인터뷰를 떠나, 나에게 처음으로 경영자의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가르쳐 주신 분과의 뜻 깊은 만남이었다.



 

< 인터뷰를 마치고 로비에서 >


◆ 인터뷰와 과제물 제출과정 :

 손주은 대표님과 인터뷰가 결정되고 난 뒤 8월 14일에 메일을 통해 사전 질문지를 보냈다. 그리고 8월 20일 질문지에 따른 대답과 여러 가지 새로운 내용을 인터뷰를 통해 녹음하였다. 그리고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녹음한 내용을 녹취하였다. 그리고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녹취한 내용을 편집하여 9월 1일 손주은 대표님께 메일을 보내 인터뷰 내용이 이상이 없음을 9월 7일 확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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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이야기 했던 손주은 대표이사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할 때 선배님에게 블로그와 교지에 실어도 되냐고 여쭈어 봤고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밑에는 본사 구경하면서 봤던 스튜디오입니다.




메가스터디 강의는 학원 직강을 찍어서
구경할 수는 없었고
본사 지하에는 엠베스트 스튜디오가 있더군요.

위의 본 내용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정말 뜻깊은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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