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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사랑이란, [카사블랑카(Casablanca)] (1942)

그의 영화이야기/미국

by 그라나도 2012. 10. 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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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아이돌 밴드인 FT 아일랜드의 노래 중에 '천둥'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지극히 명작 영화에 지금 아이돌 밴드 노래를 갖다 붙이자니 다른 사람들이 무어라 할 지 모르겠지만, 뭐 지금 세대 사람인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배경이기 떄문에 그렇고, 무튼 간에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가슴이 찡한 가사가 있었다.


 [하늘아 제발 그 사람 가는 길 힘들지 않도록 / 혹시나 그 이름을 실수라도 부르지 않도록 / 사랑아 어떻게든 그 사람 보내주어야 한다 / 그게 누가 봐도 멋진 남자니까]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회의 가치관은 보다 더 남녀평등주의에 가까워지게 변화해 왔지만 수 천 년 동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는 남성위주의 사회였다. 남자들에게는 자신의 배우자를 지킬 것을 강요 받았고, 그런 남자들에게는 자신의 감정대로 내비치기보다는 감정을 억제하고, 책임을 질 줄 아는 그런 모습을 보이게 가르쳐져 왔다. 그런 남자들에게 가르쳐 진 태도는 남녀평등사회가 된 오늘날에도 마치 저 노래의 가사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에 박혀 내려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늘 슬프지만 슬픔을 숨기기도 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보다 행복하게 되기 위해 행동하는 남자가 멋진 남자라고 생각을 한다. 


     영화 <카사블랑카>는 1942년에 제작된 영화이다. 비록 42년이라면 미국이 2차 대전에 참가한 상태라고는 하나, 42년 발표된 영화이면 이전에 제작했을텐데 이렇게 나치와 프랑스 비시 정부를 부정적으로 그린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다. 나치 독일에 의해 전 유럽이 나치의 손아귀에 들어간 시기, 나치에 반했던 사람들이 모였던 프랑스령 모로코의 항구 도시 카사블랑카. 이 카사블랑카에서는 리스본을 거쳐 평화의 땅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한 (이런 부분에서 헐리우드 영화가 미국을 좋은 나라로 만드는 가장 큰 선전 매체임을 알 수가 있다.)사람들이 머무는 도시였다.


    그 도시에서 만나게 된 한 때 사랑했던 사이인 릭과 엘사는 다시 만나게 된다. 과거 그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서로 불꽃같은 사랑을 했었지만 이유없이 엘사는 떠나버렸고 그런 엘사가 남편과 함께 와 카사블랑카에서 재회한다. 


     오해와 오해를 푸는 과정, 그러던 과정 중에서 릭과 엘사는 서로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다시금 확인한다. 그리고 엘사는 릭과 함께 카사블랑카에 남겠다고 하지만, 릭은 결국 자신의 위험을 무릎쓰고 그녀의 남편 라즐로와 함께 그녀를 리스본으로 보낸다.


     어쩌면 수많은 사람은 돌아온 자신의 연인을 붙잡아 자신의 사랑을 충족시키고 싶어한다. 하지만 극 속의 릭은 그렇게 자기 곁에 엘사를 두려고 하기 보다는 엘사의 행복을 위하여 그녀를 라즐로와 함께 떠나 보낸다. 그녀를 평생 진심으로 사랑했고, 누구보다 그녀와 함께하고 싶겠지만 정말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를 보내줄 수 있는 희생적인 사랑. 그런 사랑을 하는 멋진 남자를 그리는 그런 영화였다.


    실제로 이 영화는 카사블랑카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지만, 멋진 남자로서의 릭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의 낭만은 이 도시에까지 깃들었다. 도미하기 위한 여기저기의 뜨내기들이 모여들어 불법적인 거래가 성행했고, 그것을 묵인하는 괴뢰 정부의 타락한 관리가 있는 그런, 카사블랑카는 그 당시 혼란스러운 도시였지만, 이 영화로 인해 그런 이미지 모두는 다 지워지고 이뤄지지 못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 있는 낭만의 도시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모로코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들르고 싶게 하는 도시이다. (실제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다녀온 사람들이 그랬지만 기회가 된다면 가고 싶은 도시이긴 하다.)


     또한 당시 영화가 나오던 시점이 2차 대전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개인의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슬픔을 겪지만, 미국인인 릭은 나치 독일에 맞써는 라즐로 부부가 도미해서 보다 더 잘 투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연 헐리우드 영화답게,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약자를 돕는 미국인의 모습 역시도 함께 투영되어 있는, 나오던 시점과 겹쳐 꽤나 정치적인 영화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지우고서라도, 이루어지지 못한 멋진 남자의 사랑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는 영화. 그런 영화가 바로 <카사블랑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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