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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명산, 관악산 등정 이야기 [2011.05.05]

그의 한국발자취/서울,경기

by 그라나도 2011. 8. 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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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서야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된다.
세 달도 더 전인 2011년의 어린이날.
갓 대학생이 되어서 정신없이 학교 숙제하고 놀다가 맞은 공휴일.
커플인 친구들은 대공원에 간다 어딜간다 발칙한? 짓을 하며 놀러다녔다.
평소처럼 그냥 저녁에 친구들이나 만나 술을 먹을까 하다가
예전에 국립공원 등산하며 북한산을 오를 때, 반대쪽 남쪽에서 동시에 서울을 지탱하고 있는 산인 관악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문득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대학에 와서 제대로 운동도 하지 않았던 것도 생각나고 해서
이렇게 쉬는 날, 등산이나 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구들 셋과 같이 관악산에 등산을 하게 되었고, 안양 쪽에 사는 친구는
안양 쪽으로 산을 올라 서울대 방향으로 내려가자고 하였다.

전체등산로!
4호선 과천정부청사 역에서 내려서 친구들과 만났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등산을 시작한다.
이동네 사는 친구놈이 놀러다니던 과천 정부청사 뒤쪽 길로 가서 정규 등산로는 아니고 지역 주민들이 운동하러 다니는 길로 산을 올랐다.
그 쪽에서 연주암 쪽으로 올라서 관악산 정상(해발 629m)에 도착해 서울대 방면 호수공원 쪽으로 하산했다.

4호선을 타고 어린이날이 되어서 그런지 자녀를 동반한 부모님들이나 커플들이 대공원으로 많이 가서 그런지 4호선 열차 안은 굉장히 북적댔다. 대공원 역을 지나서는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서 널럴하게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었다.

과천정부청사에서 내려서 친구들을 만난 뒤, 산에 올라 점심으로 먹을 김밥, 여러가지 간식들과 물과 막걸리를 사서 과천외국어고등학교 뒤쪽 길을 따라가 산에 오르게 되었다.


오르는 길에 찍은 과천 방향. 과천 정부 청사가 보이고 과천 시내가 보였다.
날이 흐리지는 않았으나 파란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은 아니었다.



그동안 운동도 않고 오랜만에 등산을 하려니 힘이 좀 들었다.
더군다나 집에 있는 등산복들이 아니라 그냥 서울에 있는 옷들로 대충입고 나왔더니 그랬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한여름이지만, 당시에는 날이 춥다가 풀리고 있는 때였는데,
그런 계절에 산을 오르려니 땀도 많이 나고 매우 더웠다.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나처럼 등산을 즐겨 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데 더욱 힘들어했다.
물론 '악'이 들어가는 거에서도 알 수 있듯 험하고 거친 산인 관악산을 오르는 것은 원래 힘들기 때문인 것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이 때는 괜히 친구들 끌고 등산하라고 오자 한 것은 아닐까 조금 미안해지기도 했다.


이 쪽 동네에 산다는 친구가 이쪽으로 가다보면 분명 계곡이 있다고 했었다. 우리는 계곡에서 쉬엄쉬엄 막걸리 마시고 김밥먹으며 쉬어가면서 오르고 싶었지만 계곡은 발견하지 못했다.
김밥은 약간의 간식, 연주암에서 절밥을 점심으로 먹으려는 발칙한? 생각을 하고 오르고 있었는데,
점심 때도 다 되고 너무 배도 고프고 해서 오르던 도중 점심으로 김밥을 다 먹어 버렸다.

멀리서 보면 절벽 위에 우뚝 솟아있는 암자인 연주암(戀主庵). 우리가 오를 때는 정확하게 연주암이 어디있는지 위치를 잘 찾지도 못하다고 암자 좌편 길로 암자에 들어올 수 있었다.

절벽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 때문에 관악산의 명승지이기도 한 연주암은 조계종 소속의 암자이다.
677년 신라 의상대사가 관악산에 의상대를 세우고 수행했으며 그 곳에 관악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이것을 증명할 사료는 적다고 한다.

연주암이라 불리게 된 것에는 두가지 전설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고려말 충신인 강득룡, 서견, 남을진과 관련되어 있다. 그들은 고려의 멸망 후 산에 은둔하게 되었는데, 이들이 은둔한 곳이 관악산 의상대로 여기서 송도를 바라보고 그리워했다고 해서 사모할 戀과 주인 主를 써서 연주대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태종의 아들들이자 세종의 형제인 양녕대군과 효령대군과 관련되어 있다.
충녕대군을 세자로 책봉하자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은 유랑길에 나서 관악사에서 수행하며 왕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자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고 관악사의 원래 위치에서는 왕궁이 보였기에 현재 연주암의 위치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 두 대군의 심정을 기리는 뜻에서 의상대를 연주대, 관악사를 연주암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주암에 남아 있는 3층 석탑.
이 석탑의 양식이 고려시대 양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비록 연주암의 유래에 대한 자료는 적지만 이 석탑을 통해 아주 오래된 사찰이라는 것은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석가탄신일은 5월 10일이었다. 어린이날로 부터 1주일도 안남았었기 때문에
연주암에는 석가탄신일 분위기로 물씬 넘쳐났다.



연주암의 범종.

연주암까지 와서는 거의 정상부에 다다랐기 때문에 정상까지 오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2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관악산 정상 (해발 629m)!!
해발고도는 낮지만 평지에 솟아있는 돌산임을 생각하면 꽤나 힘든 편이긴 했다.
날씨가 맑지 않아서 그런지 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산정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같이 온 친구들도 힘들어 했지만 정상에서서 그 쾌감을 느끼고는 다들
올라올 떄의 힘든 것은 잊고 좋아했었다.

돌산이라는 것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는 것일까, 정상에는 이렇게 완연한 암석으로 되어 있었다.
북한산과 마찬가지로 많은 수도권 사람들이 즐겨찾는 자연이기 때문인지 정상에서 갖가지 간식들을 팔고 있었다.
물론 희소성을 이용한 바가지였다....ㅋㅋㅋ

산 정상에서 보는 강남쪽. 어렴풋이 한강도 보인다.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는데,
무튼 4호선타고 온 방향일 것이다. 사당 지나서 대공원지나서 과천 쪽으로오는...ㅋㅋㅋㅋ






산 아래쪽으로 보이는 서울대학교 캠퍼스!!

정상에서 이리저리 구경을 하다가 사람도 북적북적하고,
계곡가서 놀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대 방향으로 하산하게 되었다.
계곡이 있는지는 잘 알 지도 못했지만, 뭐 산을 내려가면 있지 않겠냐는 어렴풋한 생각과 함께....ㅋㅋㅋ


올라오는 길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욱 험했던 것 같다. 흙으로 덮혀있었던 과천쪽 방향과는 달리
암석이 드러나있고 매우 길이 가파랐기 때문이다. 대신 그래서 그런지 내려오는 길의 시야는 매우 트여있었다.
계속해서 서울대학교 건물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공대 건물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 건물이 보여서 인지, 끝까지 내려오면 서울대 방향으로 내려오나 생각했다.


정확하게는 서울대가 아닌, 서울대 옆쪽으로 나 있는 계곡길을 따라 내려왔다.
물이 적당히 보이는 곳에서 친구들과 쉬어가게 되었다. 신과 양말을 벗고 계곡에 발을 담그는데
시릴정도로 차가운 물이었다. 그래도 걸으면서 발이 뜨거워졌는데,
그런 피로는 한방에 날라가는 느낌이랄까?
가져 온 막걸리는 미지근해져 있었는데 막걸리 병을 계곡에 담궈 두니 금방 차가워져서
그 맛이 더해졌다.
계곡에 앉아 쉬며 막걸리를 마시는 이 곳이 너무 좋았다!!
같이 온 친구들하고 나중에 다른 친구들하고 여기와서 놀자는 이야기라든지, 설대 애들은 요런데서 놀 수 있으니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한시간도 넘게 놀다가 너무 늦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떴다.

계곡에서 아예 밖으로 나오려면 서울대 정문까지 나와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오랜거리를 내려와야 했다.
중간에는 관악구 주민들을 위한 호수공원도 있었다. 아 학교 근처에 이런 자연이 있다니, 서울대가 좀 부러워지려고 했다.
 
다 내려와서 친구들과 간단하게 컵라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
친구들이 올라가는 건 힘들었지만, 정상에서나 계곡에서든,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산행을 하면서
또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즐거운 산행이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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