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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어준 소중한 애국선열들, [항일무장 독립투쟁사1,2]

그의 책이야기/역사

by 그라나도 2012. 9. 2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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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0년, 일제에게 대한제국의 국권을 빼앗기기 전부터, 아니 그리고 그 후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는 두 가지 독립 운동 노선이 있었다. 첫째는 구한 말 급진개혁을 주창했던 자들과 그들의 파벌로 서구열강의 강력함을 직접보고 그것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먼저 독립을 할 수 있게 우리 힘을 키워야 된다고 이야기 했던 사람들이 그것이고 둘째는 구한 말 동도서기를 외쳤던 사람들과 위정척사를 외쳤던 사람들의 후예로, 무장하고 우리의 땅을 되찾아야 된다고 생각했던 무장 독립 세력들이다. 


     당시에서도 양쪽 세력 간에 누가 맞니 니가 맞니 하는 노선적 설왕설래 때문에 이야기가 많았고, 이후 역사적으로 평가됨에 있어서 전자의 노선은 서구 열강과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는 사회진화론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되기도 하고, 후자의 노선은 당시 정세를 고려해볼 때 현실감이 없는 노선이라 하여 둘 다 한계점은 가지고 있는 독립 운동이었다. 그리고 조국의 광복을 맞이한 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武)보다는 문(文)을 치중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그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후자보다는 전자 쪽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 역시도 학문을 중시하는 사람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보통 현대 사람에 불과하다. 그리고 무장 독립 운동에 대해서 무모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제로부터 광복함에 있어서는 자강을 주장했던 사람들, 그리고 외교를 주장했던 사람들보다는 항일 무장 독립 운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진보, 혁명. 이러한 것들이 가지는 현재 사회에서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저것들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많다. 세계사를 통틀어 보았을 때, 미국 독립 혁명, 프랑스 대혁명 등등 역사가 한 단계 진일보함에 있어서는 바로 저런 가치들이 앞장서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저 가치들은 필요한 순간 제 기능을 발휘해줄 수 있어야 사회의 막혀버린 순기능을 다시 뚫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것은 쉽지 않다.


     나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보수적이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보수적이라 함은 흔히 정치에서 사용되는 기득권 층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라 다가 올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는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구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그 구조가 다소 병들어가더라도 프레임은 단단하다. 그 프레임 속에서 살아 온 사람들은 그 프레임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결코 프레임을 깨는 일을 할 수가 없다. 역사를 진보하게 하는 가치들은 저 프레임을 깨야 실현이 가능한데, 애초의 사람들은 그것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배운 것 바탕의 '상식'에 어긋나는 일은 일어나기도 힘들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사회 속에서 일어나기 희박하다고 생각하는 혁명 등의 가치가 극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주창되었고, 결국 오랫동안 정착되어 병든 사회 프레임은 깨지고 한 단계 발전을 이루게 된다.






     다시 책의 주제인 항일 독립 운동에 대해서 돌아가보자. 우리네의 근대사의 시작은 서구 열강이 침략을 시작한 고종대부터로 본다. 늦게 잡아도 1880년대부터는 이 근대사란 시작되었고, 그 동안 문을 닫고 있었던 조선은 문호를 개방하며 전세계로부터 다양한 사상들을 수입하게 된다. 그리고 고하를 막론하고, 매우 분통터지지만 깨닫는다. 아! 조선보다 저 양놈들하고 왜놈들이 우리보다 강하구나! 이런 세계질서의 프레임 속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35년 간을 식민 생활을 하게 된다. 독립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사람들이 나고 배우면서 본 것을 볼 때 과연 우리가 독립할 수나 있을까? 저 강대한 일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 생각하게 된다. 당대의 지식인 층은 그래서 무조건 독립독립 하기보다는 어느정도는 타협해, 일단 힘을 키우자! 라고 외친다. 근데 그러다가 이광수, 최린처럼 일본 안에서 자치를 하자고 타협해 버리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결국 사회 프레임 속의 지식을 배워 온 사람들은 일제식민의 프레임을 깨지 못하는 한계에 부딛히고 좌절하게 된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무장 독립 운동 세력을 본다. 경술국치 이전부터 13도 창의군의 서울 진공 작전을 계획하고, 나라를 뺏기고 수십 년이 지남에도 꾸준히 만주와 연해주, 중국 등지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운다. 당시 동북아 최강국 일본. 순식간에 만주 전역을 장악하고 중국 본토를 침략하며 미국을 도발해 전쟁을 일으키는 일본. 객관적으로 보면 일본군은 수백 만의 군인에 엄청난 화기를 갖춘 강대한 세력이다. 만주 지역에서 활동한 독립군들을 다 합쳐도 1만 명이 될까 말까에, 2차 대전 말 대한광복군의 수가 600명 가량 되는, 어찌 보면 일본군을 절대 이길 수 없는 전력이었다. 하지만 무장 독립 운동 세력들은 수십 년간 포기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맞서 싸워왔다. 절대 그들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최명희의 <혼불>에도 나오고 최근 방영한 드라마 <각시탈>에서 독립군 대장 담사리도 이야기하지 않는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해도 바위는 죽은 것, 계란은 산 것. 언젠가 모래가 된 바위를 밟고 병아리가 살아갈 것이라고.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지 30여 년이 흐르도록 끊임없이 저항하는 우리네의 무장 독립 운동 세력이 있었기에, 외국 열강들이 볼 때는 이미 일본화되었을 것 같은 한민족은 결코 그렇지 않고 독립을 원하고 있음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카이로 선언 등에서 전후 한국의 독립을 약속하기에 이르는 결과로 이끈다.


     분명 그들만의 힘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나라를 되찾겠다는 희박한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었던 항일 무장 운동 독립 투사들의 노력 덕에 우리의 독립 의지는 식민지가 되고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전세계로 알려졌고 그 결과 우리가 광복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일제식민의 프레임의 '상식'을 깬 혁명적 행동을 했고, 결국 그게 우리나라를 되찾는다는 결과를 얻어내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항일 독립 무장 투쟁이 힘든 일인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술국치 때부터 해서 우리가 광복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오로지 조국을 위해 싸운 애국 선열들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희박한 가능성에라도 모든 것을 건 그들에게 오늘날의 우리 민족에게 우리가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우리의 대한민국을 걱정해야 할 지를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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