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현대 사회에서의 종교가 가야할 길. [세 번째 비밀]

그의 책이야기/영미문학

by 그라나도 2012. 10. 2. 11:26

본문

세 번째 비밀 18점

           종교라는 것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선사시대부터 있어온 것이 종교이다. 역사 기록이 남아 있지 않는 시대에도 애니미즘, 샤머니즘, 토테미즘 등의 흔적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남아있다. 당시 나약했던 인간은 위대한 자연의 변화에 대해 왜 그런 것인가? 의문을 가지고 그런 현상을 낳는 것은 초자연적 존재이고 그를 두려워하며 숭배한 것이 그것이며 역사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것은 종교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종교는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초기 고대 문명 사회는 국가가 곧 종교이고 왕이 곧 사제였던 제정일치 사회였고, 고대 문명을 지나 사회가 발전하면서는 지역 종교가 아닌 세계 종교의 프레임으로 문명권들이 들어가면서 발전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유럽이 기독교 문화권에 들어가고, 중동이 이슬람, 동아시아가 불교 문화권에 들어가게 되어) 그리고 그 종교는 인류 역사에 있어서 큰 사건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었다. 십자군 전쟁이나 기독교 종교 개혁, 가장 근대에 와서 따지자면 태평천국의 난 등등. 역사에서 큰 영향을 일으키던 종교는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학의 도전을 받고 그 세력이 약해지게 된다. 지동설, 진화론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렇게 과학의 도전을 받아 와 과연 신이 존재하는가? 사후 세계는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받아오며 영향력이 약해진 종교이지만 여전히 전세계에서는 그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탈냉전 시대에 접어 들어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에서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 충돌이 앞으로 세계의 큰 문제가 될 것이다고 했으며, 여전히 카톨릭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교황이라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종교의 최고 지도자가 바티칸이라는 국가의 지도자로 전세계 신도들을 이끌고 있고, 티베트의 수많은 사람들은 라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티베트 독립 운동을 끈질기게 추구하고 있다.

 

           오늘날의 사회는 굉장히 다양한 가치가 있고 그 자체에 대해서 억압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회이다. 동시에 그러하기 때문에 지난 인류의 역사 모든 기간에 비해 근 50년간의 가치의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바꿔 말하자면, 인류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의 가치를 지배해 온 종교와는 크게 반하는 가치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남녀평등, 동성애, 낙태, 유색인종의 권리 신장 등등…. 역사를 이끌어 온 종교이기 때문에 역으로 말하면 종교는 기득권, 보수적인 가치를 수호하는 하나의 세력 중에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잡고는 세 번째 비밀, 그리고 성모의 파티마 강림이라는 사건을 주제로 한다고만 책 소개를 보았을 때, 마치 2012년 지구 멸망과 같은 가십 거리를 푸는 미스터리 작가의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에 잡게 되었다. 또한 내가 천주교인이기 때문에 파티마의 성모와 같은 일에는 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보자면 이 소설은 그런 소설이 아니었다. 세 번째 비밀이라는 이 키워드 하나를 바탕으로 종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까지 종교가 수호해 온 가치가 옳은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의 가치가 옳은 것인가? 그것은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회란 시대 속을 살아가는 가장 큰 유기체이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그것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종교가, 정확히 말하자면 종교를 주도하는 기득권 층이, 새롭게 밀려드는 다양한 가치들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됨을 정확하게 지적하기 보다는, 이 새로운 가치들로 인해 종교를 믿는 신앙인들이 떠나버리는 것은 아닌가, 또는 그들의 기득권이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런 종교인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에 속하는 가상의 클레멘스 15, 미체너가 진보적인 모습에 반()하는 발렌드레아와 같은 종교적 보수성을 가진 사람들과 반대편에 서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천주교인이고 또한 작금에 종교와 갈등하는 현대 사회의 여러 가치들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으로 보고 있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댄 브라운과 같이 교회의 교리와 그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흔들고 있는 이 작가의 이야기들이 그렇게 달갑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계에서 분명히 가야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보수적인 가치에 대하여 강한 신념과 자신이 있으면, 무조건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억누르려 하기 보다는 종교적으로 왜 이것이 옳은 지를 더욱 더 잘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길 말이다.

http://granado2.tistory.com2012-10-02T02:23:270.3810


밑에 추천 눌러주세요!!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은 추천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