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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에 대한 생각 단상

그의 해외발자취/[2012] 만주

by 그라나도 2012. 8. 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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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조선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매우 인식이 안좋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같은 민족이라고 이름 팔아먹으며 중국에서 걸려오는 보이스피싱을 하고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면서 보이스 피싱으로 걸려오는 전화 속의 목소리가 연변 말투였던 것에 괜히 좀 그랬던 건 나뿐일까), 한국 안에서 각종 흉악 범죄를 저지르고, 그들이 모여있는 지역의 범죄지역으로 생각되고, 한 마디로 우리 사회의 골치 덩어리. 라고 생각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나라, 반도의 단일민족이 가지는 특유의 제노포비아의 영향도 못지 않으리라. 최근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중국인에 대해서 괄시, 심하게는 인종차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도 특유의 제노포비아도 있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강자한테는 머리 숙이고, 약자에게는 뻣뻣한 이중적인 태도가 가장 문제이리라.


미국인이든 유럽인이든 일본인이든 동남아인이든 어디 출신이든 외국인은 외국인이다.

그런데 서양인에 대해서는 맹목적으로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고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MBC에서 방영했던 외국인 강사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이유없이 동남아나 중국 같이 우리보다 다소 경제 개발이 덜 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괄시하는 것.


더더구나 문제인 것은 이런 태도가 마치 사용하면 사회적으로 아주 희화화되있어서 유머처럼 사용된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


좀 더 넓게 보면 이렇다. 

같은 해외교포라도 재미교포라면 교포 느낌 난다 이러며 마치 미국인처럼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데 비해,

중국교포, 조선족들을 보면 우리한테 사기쳐먹는 놈들이라며 욕하는 것.


현대 사회는 다문화 사회다. 다문화 사회를 거부한다 어쩌고 하는 말도 있지만,

다문화 사회로 가는 것은 분명한 흐름이고 인위적으로 막을 수가 없다.


이런 사회에서 오히려 인종차별이 강해지는 것. 이런 모습은 오히려 국가 발전에 저해가 되면 됐지 좋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내에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건지, 3D업종의 사업장에서 인종차별이 없는 지를 생각해봐야지 

(물론 입국 조건의 강화 및 밀입국에 대한 강한 단속은 마땅히 필요하다고 본다.) 

무조건적으로 배타적인 시선을 가지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제국이었던 로마가 발전할 수 있었던 동력은 로마 사회가 다문화 사회였고, 다문화를 포용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로마 황제가 선출되는데 있어 이탈리아 본국 출신과 속주 출신이 차별되고 반란이 일어나며 제노포비아가 강해졌던 시대. 그 시대부터 로마는 무너졌음을 우리는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이야기하자면 조선족에 대한 차별도 없어져야 한다.

물론 문제가 많다. 하지만 다른 쪽으로 접근해서 풀려고 해야지 조선족을 배척하고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길, 용정 그리고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종종 조선족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 분들은 대한민국의 그 누구들에게도 어느하나 못미치지 않게 민족적 의식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니, 오히려 타지에서 수십년동안 조선족의 문화를 지켜오고 있었다는 것에는 매우 자부심이 강해보였다.

대표적으로 조선족 자치주 성립 60주년에 대해 매우 자긍심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조선족들도 스스로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조선족들까지도 '우리는 조선민족이며 한국은 우리의 모국이고 연변의 조선족, 한국 그리고 조선(일반적으로 연변 자치주에서는 남한은 한국이라 하고 북한을 조선이라고 한다. )은 하나의 민족으로 민족의 힘을 합쳐 대항해야 한다.' 라는 생각, 한족을 극복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들 있다. 하지만 20대의 젊은 조선족들이 조선족 학교를 가지 않으려 하고, 한국을 모국으로 생각하지 않고 돈벌이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여긴다. 연변 버스 터미널에서 사서 본 '연변일보'에서도 현재 20대의 조선족들이 조선족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부모들이 벌어 준 돈으로 일 안하고 띵까띵까 논다는 내용의 글)


이런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조선족을 그냥 중국인 취급하면서 배척할 것인가 아니면 연변에 적극적으로 시민단체와 기업이 진출하여

한국에 대한 인식을 바꿀 것인가?


나는 후자가 옳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비용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며

장기적으로는 연변의 조선족, 그리고 대한민국, 궁극적으로 한민족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연변의 조선족을 배척해선 안된다. 아니 배척할 자격이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1940년대 임시정부의 한국 광복군의 규모가 어느정도 였는지 알고 있는가? 약 500여 명의 병력이라고 한다.

현대에서 보기에는 참으로 적은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수십 년의 일제 강점을 당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변절하고

우리가 광복할 수 있을까? 란 질문에 점점 아니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한반도에서 탈출해 광복군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적었으리라.


하지만 간도 이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맹렬하게 일제에 맞서 싸워왔다.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일제 강점 초기부터 해서 강점 후기까지 얼마나 많은 항쟁을 해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0년대 청산리 대첩, 봉오동 전투, 간도 참변, 30년대 사도하자 전투, 대전자령 전투, 40년대 동북항일연군의 항쟁 등)


우리의 광복이 가능할 것인지조차 의심되던 그 시대 그 누구보다 맹렬히 싸웠던 사람들이 바로 조선족들인 것. 


그런 조선족들을 과연 우리가 비난할 수 있을까?

왜 우리는 그런 조선족을 평등하게는 보지 못할 망정, 재미교포등 다른 동포들에 비해 더욱 더 낮게 보고 있는 것인가?

흔히들 그런 말을 한다. 독립운동한 사람들 자손은 정부보조 받고 살고, 친일파들은 띵까띵까 잘 산다고.

뒤집어 놓고 생각하면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독립 운동에 힘쓴 조선족들을 배척해서 될까? 

그들이 잘못한다면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옳은 게 아닐까?


분명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조선족이 양산한 사회 문제는 존재한다.

30대 후반 이상의 조선족들이라면 그런 현실을 알고 있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런 조선족 분들은 현재 남한에서 조선족 인식이 매우 안좋은 것을 알고 있으며, 20대들의 그런 행태를 매우 안타깝게 여긴다. 하지만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인한 '소황제' 신드롬으로 인해 그들을 직접적으로 터치하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사회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조선족을 배척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

이런 사회 문제에 대해서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올바른 대책을 세우도록 해야지

쫓아내! 조선족 싫어! 가 되면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 우리나라가 있게 해 준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자, 우리 민족 스스로의 싸움에 불과하다.


조선족들이 보이스피싱 및 범죄를 저지르는데는 중국이 한껏 반한 감정을 자극한 바도 분명 있다.

이는 어쩔 수 없지만, 조금 잘나간다고 뻣뻣해져서 잘난 척하며 조선족을 대하는 게 잘하는 것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으로서 조선족을 포용하고 우리 민족의 힘을 더욱 키워나가는 그런 긍정적인 발전을 이뤄나갔으면 좋겠다고,

그런다면 더 이상 짓밟히는 역사가 아니라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한 한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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